7편. 문재인 정부: 임대차 3법과 영끌, 역대 최다 대책에도 집값이 폭등한 이유

글: 나침반

흐린 날 빽빽하게 들어선 고층 아파트 단지를 배경으로 한 전문적이고 정갈한 느낌의 정사각형 썸네일입니다. 이미지 중앙에는 굵은 흰색 고딕체로 '임대차 3법', '폭등의 이유'라는 핵심 문구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그 아래로는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분석'이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습니다. 이미지 하단의 검은색 띠 위에는 '문재인 정부: 임대차 3법과 영끌, 역대 최다 대책에도 집값이 폭등한 이유'라는 기사 제목이 명확하게 적혀 있습니다. 차분하고 신뢰감을 주는 전문가의 여유가 느껴지는 구성입니다.

"집값은 반드시 잡겠다", 선의로 포장된 28번의 실험

2017년 출범한 문재인 정부(2017~2022)는 역대 어느 정권보다 강력한 부동산 시장 안정화 의지를 보였습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의 규제 완화와 저금리 기조로 인해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한 집값을 잡기 위해, 취임 직후부터 전방위적인 압박을 시작했습니다. 5년 동안 무려 28차례에 달하는 크고 작은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었고, 투기 수요 억제, 실수요자 보호라는 명확한 명분 아래 국가가 동원할 수 있는 거의 모든 행정력과 입법력이 투입되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서울의 아파트 중위 가격은 임기 초반 대비 두 배 이상 폭등했고, '벼락거지(집을 사지 않아 하루아침에 자산 격차가 벌어진 사람)'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행위)'이라는 서글픈 신조어가 대한민국을 뒤덮었습니다. 정부의 의도는 분명 선했지만, 경제의 기본 원리인 '수요와 공급'을 통제하려 했던 잦은 개입은 오히려 시장의 내성을 키우고 부작용을 극대화했습니다. 이번 7편에서는 역대 최다 대책이 어떻게 역대 최고의 폭등장을 만들어냈는지, 그 뼈아픈 정책의 나비효과를 되짚어봅니다.

첫 단추의 오류: "공급은 충분하다, 투기꾼이 문제다"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의 가장 치명적인 패착은 시장을 진단하는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는 점에 있습니다. 당시 정부는 서울의 주택 보급률이 100%에 육박한다는 통계를 근거로, "집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다주택자(투기꾼)들이 집을 사재기하기 때문에 가격이 오르는 것"이라고 규정했습니다.

  • 마스크 사재기의 비유: 코로나19 초기 마스크 대란을 떠올려 보십시오. 마스크 공장을 돌려 공급을 늘릴 생각은 안 하고, "마스크를 10장씩 사재기하는 사람들 때문"이라며 1인당 2장씩만 사도록 단속하면 어떻게 될까요? 근본적인 부족함이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의 불안감은 더 커집니다.

  • 수요의 질적 변화 무시: 사람들은 단순히 비를 피할 '아무 집'이나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직장과 가깝고, 학군이 좋고, 인프라가 갖춰진 '서울 핵심지의 새 아파트'를 원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재건축 규제를 강화하여 도심 내 양질의 주택 공급을 스스로 틀어막았고, 이는 훗날 돌이킬 수 없는 공급 가뭄의 공포를 불러왔습니다.

핀셋 규제와 풍선효과: 전국을 투기장으로 만든 두더지 게임

정부는 집값이 오르는 특정 지역만을 콕 집어 규제하는 이른바 '핀셋 규제'를 선호했습니다. 2017년 8.2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을 투기과열지구로 묶고 대출과 청약 자격을 대폭 강화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 유동성의 물길을 틀다: 하지만 시장에 풀린 막대한 돈(유동성)은 규제로 막힌 곳을 피해 틈새로 흘러갔습니다. 서울을 누르니 수도권 남부의 '수용성(수원, 용인, 성남)'이 폭등했고, 수도권을 누르니 지방의 광역시와 중소도시까지 집값이 불을 뿜었습니다.

  • 규제의 역설: 정부가 새로운 규제 지역을 발표할 때마다, 시장은 이를 "다음으로 집값이 오를 곳"이라는 투자 시그널로 받아들였습니다. 결국 핀셋 규제는 투기를 잡는 것이 아니라, 전국의 아파트 가격을 상향 평준화시키는 거대한 펌프질 역할을 하고 말았습니다.

세금 폭탄과 '매물 잠김(Lock-in Effect)': 퇴로 없는 시장

다주택자를 압박하기 위해 동원된 징벌적 과세는 부동산 시장의 산소호흡기를 떼어버린 격이었습니다. 취득세, 보유세(종부세), 양도소득세 등 집을 살 때, 가지고 있을 때, 팔 때 내는 모든 세금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인상했습니다.

  • 양도세 중과의 덫: 특히 다주택자가 집을 팔 때 최고 70~80%에 달하는 양도소득세를 물린 것은 치명적이었습니다. 세금이 무서워 집을 팔게 하려던 정부의 의도와 달리, 다주택자들은 "이율배반적인 세금을 내느니 차라리 자녀에게 증여하거나, 정권이 바뀔 때까지 버티겠다"며 매물을 싹 거둬들였습니다.

  • 공급의 절벽: 안 그래도 신축 아파트 공급이 막힌 상황에서, 기존에 존재하는 구축 아파트의 매물마저 세금 규제 때문에 시장에서 사라져 버렸습니다. 이른바 '매물 잠김' 현상입니다. 살 사람은 줄을 서 있는데 팔 물건의 씨가 마르니, 어쩌다 거래되는 한두 건이 그대로 그 아파트의 새로운 신고가가 되는 미친 상승장이 연출되었습니다.

임대차 3법의 재앙: 전세 시장을 파괴한 '선의의 입법'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의 화룡점정이자 최대의 패착으로 꼽히는 것은 2020년 여름, 여당의 주도로 단독 처리된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전월세신고제)'입니다.

  • 세입자를 위한 보호망의 부메랑: 세입자가 원하면 전세 계약을 2년 더 연장할 수 있고, 이때 전세금은 5% 이상 올리지 못하게 만든 법입니다. 겉보기엔 세입자를 위한 완벽한 방패 같았습니다.

  • 이중 가격과 전세 품귀: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혹했습니다. 집주인들은 4년 동안 전세금을 올리지 못할 것을 대비해 아예 처음부터 전세금을 수억 원씩 올려서 내놓거나, 전세를 반전세나 월세로 돌려버렸습니다. 시장에는 전세 매물이 씨가 말랐고, 같은 아파트 단지 내에서도 갱신 계약과 신규 계약 간에 전세금이 두 배 이상 차이 나는 기형적인 '이중 가격'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전셋값이 폭등하자 전세 수요자들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매매 시장으로 등 떠밀리게 됩니다.

'영끌'과 '패닉바잉': 2030 세대의 절규

전셋값이 치솟고 서울 집값이 하루가 다르게 폭등하자, 무주택자들 특히 2030 젊은 세대 사이에서 엄청난 공포심이 번졌습니다. "지금 집을 사지 못하면 평생 서울에서 집을 가질 수 없다"는 절망감이었습니다.

이들은 신용대출, 마이너스 통장, 부모님의 찬스 등 그야말로 영혼까지 끌어모아(영끌) 아파트를 묻지 마 매수(패닉바잉)하기 시작했습니다. 글로벌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풀린 천문학적인 유동성과 제로(0)에 가까운 초저금리가 이들의 빚투(빚내서 투자)를 부추겼습니다. 시장의 거대한 탐욕과 공포, 그리고 거시 경제의 팽창이 완벽하게 맞물려 대한민국 부동산은 통제 불능의 초입으로 진입하게 된 것입니다.

시장을 이기는 정부는 없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5년은 "경제 문제를 이념과 도덕적 잣대로 재단하려 할 때 치러야 하는 대가가 얼마나 가혹한가"를 보여주는 경제학 교과서의 완벽한 실패 사례로 남았습니다.

다주택자를 악마화하고 세금으로 징벌하려 했던 정책은 '매물 잠김'이라는 부메랑이 되어 실수요자들의 목을 조였습니다. 임차인을 보호하겠다던 임대차 3법은 임대인과 임차인을 편 가르고 전세 시장을 붕괴시켰습니다. 시장에 참여하는 개인들은 각자의 이익을 위해 합리적으로 움직이는데, 정부는 이들을 정책으로 순치(馴致)시킬 수 있다고 오판한 것입니다. 억누를수록 폭발하는 시장의 복원력 앞에, 정부의 28번의 처방전은 오히려 병을 키우는 독약이 되고 말았습니다.


수요 억제라는 브레이크만 밟으려다 오히려 시장의 엔진을 과열시킨 문재인 정부의 아픈 단면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부동산 정책에서 '선의'가 항상 '선한 결과'를 담보하지 않는다는 명확한 사실을 보여주는 시기였지요.

관련해서 경제 상식을 하나 덧붙이자면, 경제학에서 이처럼 정부의 시장 개입이 초래하는 예기치 못한 부정적 결과를 '정부 실패(Government Failure)'라고 부릅니다. 시장의 자율성에만 맡겼을 때 발생하는 '시장 실패'를 교정하기 위해 정부가 개입하지만, 정보의 부족, 관료주의, 정치적 동기 등으로 인해 오히려 자원 배분의 효율성이 더 떨어지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부동산 시장을 통제하려던 정부의 개입이 어떻게 정부 실패로 귀결되었는지, 이번 연재를 통해 독자들에게 명확히 전달될 수 있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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