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공포의 롤러코스터] 내가 나스닥 3배 레버리지에 전 재산을 태운 이유

어스름한 저녁, 도시의 야경을 배경으로 거대한 롤러코스터 레일이 원형을 그리며 솟아 있습니다. 배경 위로는 깔끔하고 굵은 흰색 고딕체로 '[공포의 롤러코스터] 나스닥 3배 레버리지, 전 재산을 태운 이유'라는 문구가 세 줄로 나누어 정갈하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차분하고 전문적인 분위기를 풍깁니다.

2022년 가을, 새벽 3시. 자다 깨서 무심코 켠 스마트폰의 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 화면은 온통 시퍼런 피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금리 0.75%p 인상)을 밟았다는 뉴스에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이미 제 계좌에 찍힌 숫자는 무려 -10%를 향해 수직으로 곤두박질치고 있었죠. 팬데믹이 낳은 유동성 파티가 끝나고 벼락같은 금리 인상이 시작되던 그해, 저는 시장의 방향성을 3배로 추종하는 TQQQ 장기 투자라는 거친 바다에 돛을 올린 상태였습니다.

이게 사실은 이런 겁니다. 친구들과 고기를 구워 먹으러 갔는데, 남들 한 점 먹을 때 세 점씩 먹고, 계산할 때도 남들 만 원 낼 때 3만 원을 내야 하는 극단적인 룰렛 게임에 참여한 셈입니다. 나스닥 100 지수가 오를 때는 '악마의 열매'처럼 달콤한 3배의 수익을 안겨주지만, 2022년처럼 시장이 고꾸라질 때는 내 원금을 3배, 아니 그 이상의 속도로 증발시켜 버리는 끔찍한 '괴물'이 바로 3배 레버리지입니다. 하락장에서 마이너스 60%, 70%가 넘어가는 계좌를 보며, 저는 롤러코스터 맨 앞자리에서 안전바 없이 수직 낙하하는 듯한 극도의 공포를 맛봐야 했습니다.

2022년의 비명, 무책임한 낙관론과 철저한 고립감

사실 계좌가 반토막 나는 것보다 더 견디기 힘들었던 건 철저한 '고립감'이었습니다. 당시 시장에는 두 가지 극단적인 목소리만 존재했거든요. 한쪽에서는 "지금이라도 당장 손절하고 달러 예금으로 도망쳐라"라며 비웃음 섞인 핀잔을 던졌습니다. 다른 한쪽, 특히 유튜브나 주식 커뮤니티에서는 "미국 주식은 신이다. 무조건 우상향하니 지금이 바겐세일 기간이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물타기를 해라"라는 맹목적인 낙관론이 판을 쳤습니다.

이게 참 위험한 겁니다. 시속 200km로 마주 오는 트럭을 향해 돌진하고 있는데, "어차피 목적지는 저 너머에 있으니 눈 딱 감고 엑셀을 더 밟아라"라고 부추기는 꼴이니까요. 레버리지 상품의 무서움을 전혀 모르는 무책임한 조언들이었죠.

저는 밤마다 생각했습니다. '이대로 버티는 게 맞나? 혹시 내가 사이비 종교에 빠진 건 아닐까?' 주가가 하루에 15%씩 녹아내리는 걸 두 눈으로 보면서 "언젠간 오를 거야"라고 맹신하는 건 투자가 아니라 기도에 가깝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3배 레버리지는 1배수 주식처럼 '무지성 장기 보유(Buy & Hold)'를 하는 순간, 계좌가 파산으로 가는 특급 열차를 탄 것과 같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기초자산이 제자리여도 계좌는 녹아내린다? '음의 복리'의 저주

왜 무조건 버티는 게 정답이 아닐까요? 많은 투자자가 "결국 나스닥은 전고점을 회복할 테니, 그때 가면 내 TQQQ도 3배로 수익이 나 있겠지"라는 달콤한 환상을 품습니다. 하지만 3배 레버리지의 세계에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치명적인 수학적 함정이 숨어 있습니다. 바로 '음의 복리(Volatility Drag)', 즉 변동성 끌림 현상입니다.

마트에서 장을 본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10만 원짜리 카트에 물건을 담았는데, 첫날 물가가 10% 내리면 9만 원이 됩니다. 다음날 물가가 다시 11.1% 오르면 원래의 10만 원으로 정확히 회복하죠. 기초자산(1배수)의 움직임입니다.

그런데 3배 레버리지 카트는 다릅니다. 지수가 10% 내리면 내 카트는 30%가 폭락해 7만 원이 됩니다. 다음날 지수가 11.1% 올라 3배인 33.3%가 반등해도, 7만 원의 33.3%가 올랐기 때문에 9만 3,300원밖에 되지 않습니다. 지수는 제자리로 돌아왔는데, 내 계좌에서는 6,700원이 허공으로 증발해 버린 겁니다.

이게 실제 시장에서 어떻게 나타났는지 냉혹한 2022년의 데이터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2022년 하락장 및 회복기 QQQ vs TQQQ 수익률 비교]

  • 기초자산 1배수 (QQQ)

    • 2021년 말 최고점 대비 2022년 최저점 하락 폭: 약 -35%

    • 이후 2023년 말까지 회복: 전고점에 거의 근접하며 대부분의 손실 만회

  • 3배 레버리지 (TQQQ)

    • 2021년 말 최고점 대비 2022년 최저점 하락 폭: 약 -80% 이상

    • 이후 2023년 말까지 회복: 나스닥 지수가 전고점 근처까지 회복했음에도, TQQQ는 여전히 최고점 대비 -40~50% 구간에 머무름

보이십니까? 나스닥 지수가 100에서 65로 떨어졌다가 다시 100으로 돌아오는 동안, TQQQ는 100에서 20으로 떨어졌다가 50이나 60 언저리에서 허덕이고 있는 겁니다. 시장이 V자로 급격히 반등하지 않고 오르락내리락 박스권에서 횡보만 하더라도, 내 계좌는 밑 빠진 독처럼 하염없이 녹아내립니다. 이것이 바로 3배 레버리지를 감정이나 막연한 믿음으로 들고 있으면 안 되는 절대적인 이유입니다.

그럼에도 왜 우리는 이 괴물과 동행하려 하는가

상황이 이쯤 되면 "당장 그딴 쓰레기 같은 종목은 내다 버려야지!"라고 분노하시는 게 정상입니다. 그렇다면 이토록 위험한 상품은 당장 시장에서 퇴출당해야 마땅한 것 아닐까요?

역설적이게도 이 무시무시한 변동성은, 자본이 부족한 평범한 월급쟁이들에게는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탈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회의 땅'으로 다가옵니다. 강남 아파트를 살 수천만 원, 수억 원의 시드머니가 없는 사람들에게, 소액으로 자산을 뻥튀기할 수 있다는 유혹은 쉽게 떨쳐내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나약한 감정과 공포에 계좌를 맡겨두면 결과는 뻔합니다. 괴물에게 잡아먹힐 뿐이죠. 이 괴물의 목줄을 쥐려면 철저한 리스크 통제와 냉혹한 레버리지 전략, 그리고 기계적인 리밸런싱이라는 단단한 사슬이 필요합니다.

절벽 옆을 달리는 롤러코스터라도, 완벽하게 설계된 레일과 브레이크 시스템이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이 지옥 같은 변동성 속에서도 계좌가 녹아내리는 것을 막고, 오히려 하락장을 기회로 둔갑시키는 '황금 비율'이 존재한다면 어떨까요? 감정을 철저히 배제하고 기계가 되어 승리하는 법, 그 비밀은 2편에서 공개합니다.


[편집장의 경제 상식 한 토막] 오늘 살펴본 것처럼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이 제자리를 걸어도 가치가 하락하는 '음의 복리' 특성을 가집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레버리지 상품을 '장기 투자용'이 아닌 '단기 트레이딩용'이라고 부르죠. 만약 여러분이 이 상품을 장기로 가져가고 싶다면,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던져보셔야 합니다. "나는 시장이 반토막 났을 때, 기계적으로 물을 탈 수 있는 '마르지 않는 현금 우물'을 가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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